“내 나이를 묻지 마라.”
건강 백 세를 추구하는 태권도 한마당이 펼쳐졌다. 태권도를 삶의 활력소로 소중히 여기며 수련해 온 할아버지·할머니의 ‘힘찬’ 몸놀림은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심신을 수양하고 건강을 증진키 위해 태권도를 즐기는 노인들의 교류와 화합의 장인 제2회 대한민국태권도협회 회장배 전국 실버 태권도 경연 대회가 5월 24일 국기원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대한민국태권도협회(KTA·회장 최창신)가 주최하고 KTA 실버위원회(위원장 김용휘)가 주관한 이번 대회엔, 500여 명의 실버(60세 이상) 태권도 동호인이 참가해 노익장의 솜씨를 한껏 뽐냈다.
만물이 점차 생장(生長)하여 가득 차는 절기인 소만(小滿·5월 21일)을 갓 넘어서서였을까, 실버 동호인들이 뿜어내는 정열이 신록을 무색케 했다.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에선, 튼실한 신체와 맑은 정신을 쌓고 갖추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대회사에서, 최창신 회장은 “시성 두보는 ‘인생칠십고래희’[「곡강시(曲江詩)」]라고 삶의 짧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렇지만 두보가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더라면 할 말을 잃을 듯하다. 삶이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질 또한 무척 높아졌음을 실감케 하는 오늘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인생팔십금래풍’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건강하게 오래도록 삶은 필연의 과실로 맺어지리라는 믿음을 안겨 준 무대였다. 세 부문 - 품새, 가족 품새, 종합 시범 -에서 갈고닦은 솜씨를 펼쳐 나가는 할아버지·할머니의 표정에선 진지함이 차고 넘쳤다. 우승과 순위는 이미 저 너머에 있었다. 정확하게 동작을 표출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모습에선 숙연함마저 풍겨 나왔다. 오로지 건강한 삶을 영위키 위해 태권도를 즐기는 순수함이 치열한 등위 다툼을 압도했다.
참가자들의 한목소리는 이를 방증했다. 지난해 첫 무대에 이어 올 대회에서도 최고령자의 영예를 차지한, 우리 나이 아흔네 살의 한종상 할아버지(음성보건소)은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새롭게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라며 밝게 웃었다.
김용휘 위원장은 무척 만족스러워 했다. “창설 대회 때 어르신들의 열기를 보고 실버 대회의 앞날을 기대했다. 올 대회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킨 무대였다고 자부한다. 참가한 실버 동호인 수도 그 점을 입증한다. 1회 대회 때 300여 명에 비해 물경 200여 명이 늘어났을 만치 할아버지·할머니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앞으로도 실버 태권도의 풍성한 결실을 위해 한결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회가 실버 동호인의 소통의 장으로 길이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 하루였다.